옛날생각 - 아틀란티스에서 온 사나이

말도 안되는 원고쓴다고 밤세우게 생겼다.
제발 뭐든 끝의 끝까지 미루었다가 머리 쥐어뜯으며 끝내는 이버릇을 개한테 주었음 좋겠다. 개도 싫다하겠지만.
나쁜 버릇들, 부디 여든까지는 가지고 가지말자.
여하튼 내일까지 끝내야 하는 원고에 - 뭐 대단한 글도 아니지만 - 스트레스 팍팍 받아가면서도 쓸데없는 인터넷검색에 신나게 시간낭비하고 있던중 찾은것. 내 어릴적 기억의 한조각.

고민이 생겼다. 이 dvd를 주문할까 말까.
제공된 2분 30초짜리 클립을 보고 있자니 옛날 생각에 갑자기 울컥해진다.
울엄니가 이 드라마를 좋아하셔서 어린 우리 세자매도 티비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열심히 보았던 기억이 난다.
어린마음에도 극의 주인공이 너무 불쌍하기도 하고, 애처로워 마음이 짠했었더랬다.
주인공인 물고기남자의 목소리도 멋있었고 (물론 한국인 성우의 목소리였겠지만) 몸도 나름 괜찮았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당시 컬러티비가 있었던가?
사실인지 아님 만들어진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푸르스름한 바닷속에서 머리칼을 출렁이며 천천히 헤엄치던 물고기인간의 이미지가 나름 충격이었던 듯하다.
왜일까?

에어울프와 더불어 어린 나의 마음을 콩닥콩닥거리게 만들었던 '아틀란티스에서 온 사나이'.
근 30년이 지난 지금 알고보니 원제는 '맨 프롬 아틀란티스',
물갈퀴가 있는 손을가진 (발도 였던가?) 극중 주인공의 이름은 마크 해리스, 제작사는 워너 브라더스, 채널은 NBC.
불행히도 한 시즌만에 종영되었군.
이번에 나온 dvd는 이 한시즌의 17개 에피소드들 중 파일럿이라한다.
ABC 에서 새로나온 V도 시작했다.
아. 괜히 센티해지네. 옛날 옛적이 그립다.

p.s. 아주 살짝 관련해서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길래 올려본다.








11.05.2009

이렇게 또 나이를 먹는구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정말 해놓은게 하나도 없다.
특히나 힘들었던 한해였는데. 힘들었던 만큼 발전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이제는 빼도박도 못하게 30대 후반이 되어버렸다.
요즘들어 '예전, 그때 그시절' 이 그립다. 이런것이 늙어가는것인가.
그때는 왜,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리도 방황하고 잠못이루고 마음을 펄럭이며 살았어야 했는지.
하지만, 어디론가 떠나고싶다는 욕망, 무엇이든 이루고 싶다는 욕망,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그 누군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복받쳤었다.
내 가슴속에 펄펄 끓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었는데.

조금전 내게 조금은 의미있는 오늘을 마감하며 -사실은 엄마와 전화로 한판하고 머리를 식혔어야만 했다- BRICK TOWN에 다녀왔다.
황량하기 그지없는 이곳 바닷가에서 그나마 '유흥'을 즐길수 있는 곳은 브릭마을 밖에 없으니.
뭐 거창한 유흥도 아니지만. 반스앤 노블가서 진짜 기절하게 달달한 디카페인 커피한잔과 (엄청난 열량일것이다) 사실 어제 찜을 해둔 책을 그냥 샀다. 지금 읽고 있는것이 너무 길고도 길어 언제 끝이 날지 모르지만, 알게뭐냐, 그냥 샀다.
The Pickwick Papers by Charles Dickens.
현재 읽고 있다는 그 길고도 긴책은 역시 Charles Dickens 의 Bleak House.
읽어도 읽어도 끝이 안보여 진정 읽는이의 정신세계를 bleak 하게 만드는듯.
어쨋든, 한국들어가게 되면 다른것은 다 버리더라도 책은 빠짐없이 들쳐메고 들어가리.

이 황량한 곳으로 이사온지도 벌써 1달 하고도 5일이 지났다.
앞으로 계속해서 이렇게 주절주절 거리려 한다. 남이 읽던말던 상관없다.
요즘들어 무슨 고약한 심보인지, 나의 약함을, 나의 멍청함을, 나의 늙어감을 모두 까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듣던 말던, 손가락질 하던 말던, 세상에 대고 내 머릿속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모든것들을 아주 크게 소리쳐 말하고 싶다.
그렇게라도 내가 나에게 소통할수 있었으면 좋겠군.
오늘이 10분 남았다. 이젠 정말 late 30s 다.
그래, 아직 시간이 있고, 희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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